“한약에는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어서 좋지 않다고 하던데 괜찮나요?”
한약에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어서 부작용이 크다고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대부분의 한약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함유하지 않습니다. 또한, 천연물에 존재하는 스테로이드는 합성스테로이드와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르며 부작용도 거의 없습니다. 합성 스테로이드와 천연 스테로이드의 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합성 스테로이드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스테로이드로 체내 부신 피질 호르몬과 같은 기능을 하게끔 화학적으로 합성한 호르몬을 말합니다.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제는 항염, 진통, 해열 등의 효능이 있어서 아토피 피부염, 건선, 지루성습진, 류마티스관절염 등 난치성 면역질환과 대부분의 피부질환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작용하여 증상을 경감시켜 줍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면 약물내성과 면역력 저하 등이 나타나서 소화관 출혈, 위장 천공, 출혈성 췌장염, 경련, 두개내압항진, 우울증, 골다공증, 녹내장, 백내장, 천식 발작 및 악화, 백내장, 녹내장, 쿠싱 증후군, 다모증, 탈모, 색소 침착, 월경 이상, 피로감, 발열, 두통, 정맥염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천연 스테로이드는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물성 스테로이드는 동물의 뇌하수체, 정낭, 부신 등에 많이 존재하며 내복하면 효과가 미약하기에 추출하여 주사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독일의 히틀러가 황소의 정낭에서 추출한 동물성 호르몬 주사제제로 활력을 유지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식물성 스테로이드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스티그마스테롤(Stigmasterol), 베타시토스테롤(beta-sitosterol) 등이 있는데 가지과 식물이나 마과 식물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지모, 황정, 인삼, 시호, 반하, 맥문동, 목단피 등의 약재를 비롯하여 더덕, 도라지, 감자, 율무, 결명자, 마늘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채소에도 스테로이드는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매일 먹는 두부, 콩나물, 된장, 곡물, 채소류 등은 모두 스테로이드를 함유합니다. 스테로이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 들어 있어서 한약이 위험하다고 한다면, 김치를 비롯한 야채들은 먹지 말아야 합니다. 한약은 1일에 대개 20~60g의 한약재를 복용하는데 비해 식품은 1000~1300g정도로 복용량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약이나 식품 중에는 체내 스테로이드 호르몬 함량을 높이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 중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은 물이나 체내에서 분해되어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해하는 효과를 가진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분해가 저하되어서 혈중 스테로이드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루에 50g이상을 6주 이상 복용 시 저칼륨혈증,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 처방 중에 들어가는 감초의 용량은 1회 복용 분량이 4g정도 밖에 안 되는 분량으로 극히 적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나타날 정도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습니다. 감초를 향신료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1인당 평균 1년에 2kg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천연물 속의 식물성 스테로이드는 미량이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미합니다. 또한 합성스테로이드는 체내에 수 개월~수 년씩 잔류하는데 비해 식물성 스테로이드는 길어도 며칠이면 체내에서 배출되므로 부작용이 훨씬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같이 강력한 약리작용과 함께 부작용을 나타내는 성분을 함유하는 한약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천연물에 존재하는 스테로이드는 합성스테로이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은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 아닙니다.